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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략에서 상품의 특징이나 편익을 강조하던 방식이 구식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생산기술이 발달하고 평준화되면서 브랜드 간에 기능적인 차별성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인상을 만들 수 있을까가 관건이 되고 있다. IT기술의 발달과 웹 2.0이라는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면서 웹 사이트를 통한 프로모션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접근성이 좋고 쉽게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유니클로의 온라인 프로모션은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많은 네티즌들의 블로그와 스크린세이버로 활용되고 있는 유니클락은 인터넷 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단순하고 은근하지만, 보여줄 건 다 보여준 세련된 프로모션이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유니클로는 2009년 S/S 시즌 상품을 출시하면서 더욱 업그레이드된 온라인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지난 삼월(March)에 오픈한 프로모션의 주제는 행진(march)이다. 삼월과 행진의 영단어가 동음이의어라는 점에 착안한 이번 프로모션에는 네티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폭이 훨씬 넓어졌다. 가장 먼저, 모델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많은 경쟁상대를 제치고 선정되어야만 가능하다. 필자도 응모했지만 아직 연락은 없다. 그리고 블로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세계 여러 도시를 횡단하는 가상의 행진에 참여할 수 있다. 필자는 이미 한국인으로서 첫 번째로 행진대열에 참여하는 영예를 누렸다. 참가자 리스트도 확인할 수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필자가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북한에서도 네 명이나 행진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새로운 버전의 유니클락과 프로모션에 사용된 음악을 다운로드해서 즐길 수도 있다.

웹 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오브젝트들은 하나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춘다. 행진을 하는 모델들도, 아이콘도, 도시를 횡단하는 만국기 행렬도 모두 배경에 흐르는 음악의 리듬을 타고 있다.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고,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게 다루지 않은 세심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