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coste 75주년 기념광고였던 ‘Lacoste Future’를 기억하는가. 프랑스의 의류브랜드 Lacoste에서 미래의 테니스 게임을 리얼리티가 극대화된 환상적인 CG로 표현한 인상적인 광고였다. 올해 초 Lacoste는 15-25세의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Lacoste Red’를 런칭했다. Lacoste Red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캐쥬얼 웨어 브랜드로 열정적인 이미지를 반영해 컬러풀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이트 역시 컬러의 강렬함과 다이나믹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인트로부터 지금까지의 Lacoste와는 다른 느낌의, 원색의 강렬한 영상과 트렌디한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매칭을 느낄 수 있다. 인트로를 비롯한 영상 대부분은 슬로우 모션 카메라로 촬영되어 긴장감을 더하며 불릿 타임(bullet time)과 모델의 회전 시 전환되는 3D 트레킹(Tracking)과 모핑(Morphing)은 사용자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MTV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빠른 화면 전환과 단순한 메시지, forward, rewind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시간과 공간. ‘red’와 ‘green’ 단순한 조화, 클럽 브릿지 영상을 보는 듯한 로딩화면, 버튼 하나하나에 집중되는 키치한 사운드의 감성. 장점만을 나열해본다면 끝이 없을 것 같다. 단어가 아닌 하나의 부호로 표현한다면 ‘!!!’ 정도가 아닐까.
실은 이 모든 것이 새로움을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 점프 컷과 컷 앤 페이스트, 슬로우 모션을 이용한 다이나믹함의 강조는 기존의 패션이나 영화에서 수없이 차용된 웹 상의 클리셰에 가까운 것들이다. 하지만 이 사이트의 미덕은 이런 단순함과 강렬함이 제품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는 기본적인 가정 아래, 코어 타깃을 넘어선 중독성과 열정, 뻔한 요소들을 뻔하게 사용하지 않는 한 번 뒤집고 꼬아서 새것처럼 만들어내는 장치의 연금술에 있을 것이다. 생명력이 길지 않은 패션 브랜드 사이트의 한계에 반박하지 않고 유연하게 트렌드에 맞추어가는 제작사도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하지만, 사이트의 콘텐츠가 풍부하지 않다는 점, 브랜드 콘셉트를 녹여내기 위해 만든 게임 콘텐츠가 단순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영문 버전에서의 전체적인 톤앤매너와 타이포그래피의 통일성이 한국에서 로컬라이징되면서 집중력을 잃는다는 점은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중년층의 고급캐쥬얼/골프웨어로 인식되어 있는 Lacoste의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그건 아마 이 사이트가 제 몫을 다했기 때문일 것이다.
2009 월간 웹 w.e.b.
site close up -written by 박상우 올엠 에이전시사업부 디자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