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들은 구두에 열광하는가? 섬세한 장인의 손길이 닿은 가죽은 하나의 패션으로 재탄생 된다. 시선의 끝, 아니 시작점에서 완벽한 패션을 결정짓는 구두는 단순한 가치 그 이상의 관념적 여성성을 대변한다. 페미니스트의 절정에서 여성의 힐을 논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때론 부드럽게, 때론 날렵하게 이어지는 코 선을 지나 둥그런 뒤꿈치 아래로 떨어지는 힐의 아찔함은 여성만이 누리는 특권이자 남성을 배제한 공간에서 누리는 제약된 자유와 균형의 극치라고 하겠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가 선망한 구두로 유명한 ‘마놀로 블라닉’은 이런 페미닌한 디자인에 예술을 불어넣은 대표 브랜드이다. 영국의 고 다이애나비의 웨딩 슈즈를 비롯해 수 많은 셀러브리티를 열광시킨 그의 작품은 고집스런 장인정신에서 기인한다. 웹 사이트 메인 페이지는 이런 그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구두를 만드는 장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전문성과 신뢰를 보여준 것.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과 군더더기 없는 콘텐츠 구성은 마놀로 블라닉이라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다.
사이트는 그에 대한 소개와 함께 런던디자인 박물관에도 전시된 그의 컬렉션과 스케치, 최근 디자인 이미지와 디자인 스토리, 새로운 소식 등을 간단하게 담았다. 이미지는 크지 않다. 단순화, 최소화가 웹 사이트의 모토다. 몇 안 되는 페이지지만 마놀로 블라닉의 매력은 충분히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또한, 웹 사이트는 구두를 부각 시키기 위해 컬러의 채도를 이용했다. 사이트에서 컬러를 소유하는 것은 구두 이미지뿐이다. 구두의 탁월한 디자인과 색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나머지 부분은 기꺼이 모노톤이 되어주었다. 선명한 컬러의 대비가 이루는 구두 이미지는 만지고 싶고 신어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성보다 여성의 발과 감성을 이해하는 디자이너’라는 수식어는 그의 스케치와 작품에 담긴 페미닌한 감성과 아름다움이 말해준다.
2009 월간 웹 w.e.b.
site close up -written by 월간 w.e.b.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