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관념이 아닌 실체다.
순수미술에서 얻은 예술적 요소를 산업에 응용했던 산업혁명 직후의 디자인(pictorial design)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구체화되는 실체의 세계, 단순 의미를 실체화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노력해 온 결과가 인간의 생활이고 문명의 세계이다.
따라서 생활의 실체, 문명의 실체가 곧 디자인의 세계인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19세기의 디자인은 과학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온 산업기술과 순수예술을 합하여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디자인은 곧 산업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21세기의 디자인은 가치(Value)를 향한 인간의 노력을 좀 더 실체화하는 도구로 발전해 가고 있다.
소비자의 진정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제품을 디자인하라.
한정된 에너지와 자원을 유행에 편승한 디자인에 치중하거나
일시적인 상품을 디자인하는데 낭비하지 마라.
유행은 돌고 도는 것. 수세기를 지나도 소비자들이 함부로 버리지 않는
일류 브랜드들처럼 장인정신은 지구를 살릴 수 있다.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제품, 소재, 서비스를 디자인하라.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 제품이라 해도 그 제품이 수명을 다해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갔을 때
영원히 썩지 않는 폐기물로 남게 된다면 그 보다 큰 환경 파괴는 없다.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적 소재를 가까이 하라. 그런 소재의 디자인은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유한한 자원은 최소로, 무한한 자원은 최대로 활용하라.
인간의 무기가 에너지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 예언했던 버크민스터 풀러의 말처럼
인간은 무한한 에너지 사용법에 대한 지혜가 부족했다.
물이나, 석유, 가스 등과 같은 유한한 자원의 이용은 최소화 하되, 태양열, 풍력, 수력 등
자연이 선물한 무한한 자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에 주력하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전자 제품 혹은 조명 등을 설계하는 의식있는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가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인간에게 유해한 소재 사용을 전면 금지하라.
디자이너가 취급하는 모든 디자인 단계에서 인간은 물론 다른 생명체에 조금이라도
해로운 물질이 함유된 소재는 절대 사용하지 마라.
이미 유럽연합(EU)은 인간에게 해로운 물질이 함유된 제품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키고 있으며
그 기준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모든 생명체에 이로운 소재를 사용하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그 지역에서 생산 가능한 재료와 자원을 이용하라.
하나의 제품을 디자인하거나 건물을 지을 때 소요되는 에너지와 비용을 최소하기 위해 가능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원을 이용하라. 예를 들어 그 지역의 흙을 사용하여 집을 짓는 흙 건축의 경우
운반비를 최소화할 뿐 아니라 기후에도 맞아 에너지 절약은 물론 인간에게도 이롭다.
하지만 너무 편협한 사고는 금물이다.
글로벌하게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Think Globally, Act Locally)하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가능한 많은 제품을 판매가 아닌 대여 서비스 제품으로 전환하라.
모든 제품을 왜 꼭 소유해야만 할까? 인간의 끝없는 소유욕은 과소비를 초래하며
결국 엄청난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싫증날 만큼 사용하고, 다른 사용자들을 위해 다시 되돌려 줄 수 있는
대여 시스템을 강화한다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즉, 제품을 대여하기 좋은 시스템으로 디자인하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분리 가능한 규격화된 부품을 사용하라.
아무리 아름다운 제품도 수명이 다하면 버려지기 마련이다.
제품의 수명이 다해 버려질 위기에 처했을 때 또 다른 환경파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료와 부품의 분리가 수월하게, 가능한 규격화된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부품이 손쉽게 분리되면 재활용이 쉽고 또한, 다른 부품으로 수리가 용이하다.
기술적인 변화와 취향의 변화에 따라 누구나 손쉽게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면
엄청난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지구를 살릴 수 있다.
다기능 제품을 디자인하라.
갈수록 기능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라디오와 조명의 기능의 통합, 휴대폰과 소형 텔레비전, 그리고 컴퓨터의 기능까지
통합한 다기능제품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여러 제품군으로 확대되어 자원을 낭비하는 것을 막아 지구를 살랄 수 있는 길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논의하고 토론하라.
디자인 분야는 지속적인 연구와 배움이 필요한 분야다.
그 어느 분야보다 변화에 민감한 디자인 업계에서 전문가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전 세계에 떠다니는 값비싼 정보와 지식을 흡수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전문 지식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친환경적 소재를 늘 수집하는 노력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친환경 공공 디자인에 주력하라.
지속가능한 디자인, 친환경적 디자인은 소수보다는 다수를 위해 활용될 때 더욱 큰 효용가치를 갖는다.
소수 특권계층보다는, 소외되고 힘없는 다수를 위한 공공 디자인 분야에 친환경적인 프로세스를 적용하라.
돈 없는 노동자들에게 값 싸고 튼튼한 집을 지어주겠다는 일념으로
현 지구상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다이맥신 주택을 개발한 버크민스터 풀러처럼
우리의 따뜻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
제한된 자원 속에 사는 현대인들이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요소가운데서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합리적으로 구성' 하여
유기적인 통일 즉, 가치를 얻기 위한 창조활동을 에코디자인이라고 한다.
과거의 디자인을 대량생산-대량소비의 합리화구조로 이해하였다면,
이제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인간의 노력을 구체화하는 21세기 에코 디자인으로 눈을 돌릴때다.
디자인으로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유쾌한 내일을 꿈꾸면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