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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s 포스팅 - 자연과 친해지는 인간
코코마치  |  2010.04.08 23:04:54

 

숲속의 사무실-셀가스카노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보면, 인간이 아닌 동물을 통해�인간사회를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는데,
결국 전체주의를 통한 권력의 늪에 빠지면 동물들 역시 인간과 다를 바 없이 변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성이라는 측면이 인간과 동물이 다르지 않음을 암시하는 이 소설을 통해 경계시해야 하는
우리들의 전체적이고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부조리를 언급한다.
여태껏 우리가 자연을 대해 왔던 태도도 똑같다.
어느 누구나 할 것 없이 친자연주의가 아니라 친인간주의에 발맞춘 발전을 이루어 왔다.

그 과정에서 누구하나 손들고 잘못되었다 이야기할 논지가 될 수 없었던 것은
가치의 이기주의가 집단주의로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은 그래서 더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고,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는 섭리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였다.
그리고 2000년대가 열렸고,
많은 부분 인간에 의해 자행된 파괴행태로 인해
자연과 환경이 인간을 위태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일반적인 견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인간을 위협하는 자연을 풍요롭게 인간을 위하던 그때로 되돌리기 위한 수많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 노력들은 서서히 빛을 발해가고 있다.

그러나 많은 부분 오류도 있다.
[인간을 위한 친환경]에 익숙한 우리가,
진정 자연환경을 위한 무엇인가를 행할 때 역시 그 잣대를 자연이 아닌 인간에 둔다는 것이
오류를 반복하게 만들고 있다.



스페인의 셀가스카노.
이 사무환경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첫번째가 자연과 인간의 적응력이다.

인간은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반면,
자연은 인간과의 동거에 그리 잘 적응하지 못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셀가스카노 사무실은 어떤가?

Selgascano의 자연과 어울리는 방법을 보면서 여느 사람들이 생각할 법한 것은,
출퇴근 힘들겠다.

배수로를 잘 파지 않았으면 저건 끝장인데...

차양막이 움직이지 않으면 뜨거운 햇살에 견디는 훈련이나 UV크림이라도 발라야 되는거 아닌가...

무늬만 좋은 비밀 하우스?
좋겠다... 나도 저런 곳에서 근무하면 얼마나 좋을까...

스페인 Selgascano 디자이너 호세셀가스와 루시아 카노는 과연 마냥 이런 견해만으로
이 사무실을 만들었을까?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보여진 동물적 본성, 그것이 이제 자연으로 회귀로 나타나는
일종의 현상과 결부시킨다면, 그들의 건축은 본성이고 또한 이기주의적이다.
자연을 생각해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추구하고 갈망하는 인간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건축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디자인의 본질은 언제나 더 나은� 행복의 추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원천적인 문제에 트집을 잡는다면,
자연이 스스로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때 인간의 행복은 더 나은 것이 된다.
자연이 스스로 한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
인간은 그 자연의 구속력에 따라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디자이너의 역할은 이런 원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옳다.

마냥 인간의 행복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대안과 해결을 모색할 수 있는 디자인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위 셀가스카노의 건축을 보자면, 갖추어야 할 몇가지 것들이 있다.
단지 사무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앉아 일에 열중하다가도 밖에 나와 꽃을 가꾸거나 나무를 가꾸는 형태의
여가시간 활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불어 음식을 먹거나 전기를 사용하는 등의 일련의 행동들에 대한 여러가지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이 자연과 벗하여 산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이 자연에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는 의미와 같다. 완전한 자연주의로 돌아가
발가벗고 풀만 뽑아먹고 생태계의 중간에 사는 원초적인 모습이 아니라면, 자연을 지키려는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라 는 말은, 자연속에 인간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라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킬 줄 아는 삶의 행태.
자연과 동화되는 법은 꼭 그속에 있어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셀가스카노의 이 사무실은 진한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어느 한편으로는
새로운 환경파괴 인자로 작용하게 될 인간군상의 무게가 담겨 있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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