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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WEB] - 도로 위 특별한 경험, 자동차 UX
디자인스푼  |  2012.09.19 19:57:10

도로 위 특별한 경험, 자동차 UX

자동차는 이미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자동차를 타지 않고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우리는 딱히 움직일 일이 없더라도 드라이브하며 앞으로 씽씽 나아가는 상쾌한 기분도 만끽하곤 한다. 알만큼 알고 있는데
왜 자동차 UX 이야기를 꺼내느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조현아 기자 narb@websmedia.co.kr

# AM 06:00~07:00

찌는 듯한 여름 부부는 시원한 헬스장에서 가볍게 러닝하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 운동을 마무리한 후 주차장으로 가기 전 남편은 스마트폰 앱으로 에어컨을 켠다. 더운 날씨에 아내가 힘들어할 것을 대비해 미리 차 안을 식혀놓은 것. 그리고 간 주차장. 간단한 스마트폰 앱 터치 몇 번으로 경적을 울리며 라이트를 깜박이는 차를 발견한다. 부부는 애쓰지 않고 편리하게 차 위치를 파악하는 경험을 한다. 조금 전 남편이 온도를 조절한 차 안은 더없이 시원해 기분이 좋다.

# PM 02:00~04:00

외근을 마친 남편은 회사 차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주변에 어떤 사람이 차에 문제가 생겼는지 보닛을 열고 내부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그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차를 타자마자 내부 터치스크린으로 정기점검 리포트를 받는다. ‘소모품 교환 시기입니다’란 알림창을 확인한 후 바로 상담원 서비스를 받고 근처 부품관리 대리점을 파악한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을 활용, 목적지로 향한다. 이제야 차에 별 문제가 없겠단 생각에 안심한다.
아내는 저녁 식사를 준비 중이다. 오늘은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간단한 파티를 열기로 한 날. 오랜만에 솜씨를 발휘해 맛있는 오리 바비큐를 만들고 있다. 한참 즐겁게 요리를 준비하던 아내는 차 트렁크에 가장 중요한 요리 재료인 오리 고기를 두고 내렸단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남편이 실수로 차 키를 들고 간 상황. 당황하지 않고 남편에게 연락해 원격으로 문을 열도록 부탁한다. 아내는 이전처럼 요리 재료를 코앞에 두고도 꺼내질 못해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다.

# PM 07:00~09:00
본격적인 파티 시간. 많은 사람이 집으로 모였다.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모두 함께 음미하며 여유롭게 담소를 나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그런데 곧 집 한 켠에 심상찮은 기운이 감돈다. 웬 도둑이 침입한 것. 부부가 이야기하는 데 정신이 팔린 것을 확인한 도둑은 안심하고 몰래 차를 훔치려 한다. 그러나 곧장 스마트폰에서 ‘삑~’ 경보가 울린다. 신고를 전송받은 경찰이 도착해 도둑을 검거, 차는 무사히 부부 품을 떠나지 않게 됐다. 부부는 자동차를 도둑맞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관리 시스템에 만족하고 필요성을 실감했다.
※ 위 내용은 현대자동차 블루링크 소개 영상을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
포드 싱크(SYNC): 풀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하는 포드의 자체 시스템, 포드 싱크(SYNC): 컨트롤러와 다이얼이
따로 없고 음성인식으로 기능을 조절한다.>



사용자 사로잡을 차세대 먹거리

자동차의 사용자 경험은 목적인 ‘이동’에 중점을 둔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 사용한다. 자동차는 사용자에 출퇴근 시간이나 명절에는 오랜 시간 도로 위에 멈춰있어야 하는 ‘지옥’을 경험하게도 하지만 보통 사용자가 가길 원하는 가깝고 먼 곳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사용자는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싶지 않다. 운전하면서 라디오나 음악을 듣고 싶고 TV를 보고 싶다. 이동할 길도 내가 미리 알지 않아도 간편하게 파악하고 싶다. 주변 맛집이나 기름값이 저렴한 주유소도 금방 알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단 바람이다.

이 때문일까? 자동차는 요구되는 사용자 경험이 늘어남에 따라 점차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가 더는 움직이는 운송수단만이 아닌 하나의 IT 기기로 거듭났음을 모두가 실감한 순간이 있었다. 작년 1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기조연설을 맡아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것. 화제의 주인공은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e-트론 스파이더’를 타고 연설장에 나타난 루퍼트 스태들러 아우디 AG 회장이었다. 스태들러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구글어스를 장착한 A8을 예로 들며 자동차 무선인터넷 시대가 열렸음을 강조했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information+entertainment) 시스템, 자동 제어 기능을 향상하고 인터넷과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는 일명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양한 사용자 니즈를 해결할 수단으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도요타자동차 차량용 멀티미디어 플랫폼 ‘엔튠’, BMW-인텔 합작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볼 수 있었다. 사용자는 스태들러의 연설과 각 자동차 기업의 전시로 확실히 자동차를 타면서 따로 사용하길 바랐던 경험을 겪을 수 있게 되리라 기대했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스마트 카, 커넥티드 카를 표방한 자동차가 국내외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이 너도나도 뛰어드는 분야가 됐다. MS가 포드와 공동 개발한 싱크(SYNC), 현대기아자동차와 만든 현대 블루링크(BlueLink)와 기아 유보(UVO),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선보인 ‘삼성 드라이브 링크(Samsung Drive Link)’, GM ‘온스타’(On star) 등은 앱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다. 구글도 자체 무인시스템을 탑재한 무인자동차를 공개했고 애플은 일명 아이카(iCar) 개발에 힘쓰는 중이다. 이들은 주로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며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별도의 서버를 통해 자동차의 정보를 주고받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프렌즈(Toyota Friend)’, 다임러의 메르세데스벤츠 ‘엠브레이스(mbrace)2’ 등 SNS를 탑재한 시스템도 나왔다. 이처럼 여러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지만 사용자의 체감 만족도는 아직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고 이렇다 할 표준 플랫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누구든 괜찮은 제품을 먼저 내놓으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자동차, IT업계는 이를 잘 알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용자가 자동차 안에서 더욱 풍요로운 경험을 원하고 있음은 더욱 자동차 사용자 경험 분석이 불가피한 이유다. 심규대 현대자동차 멀티미디어플랫폼설계팀 책임연구원을 만나 자동차의 사용자 경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심규대
현대자동차 멀티미디어플랫폼설계팀 책임연구원


w.e.b
. 자동차 UX가 화두가 된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심규대 책임연구원(이하 심규대)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모든 기기가 그렇듯 자동차도 점점 전자화되는 성향이 첫 번째 이유예요. 두 번째는 차 안에서의 사용자 니즈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자동차로 운전만 하다가 TV를 보거나 인터넷도 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어요. 자동차 부품이 전자화되고 사용자가 자동차에서 여러 활동을 경험하고 싶어 하면서 운송 기관이 모바일화된 전자 기기로 바뀌게 됐죠. 그러면서 차 안에서 커다란 화면과 소프트웨어가 중시되고 사용자와 자동차가 인터랙션하는 UX가 부각했어요. 여러 기능을 추가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편리하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자동차 UX가 관심을 받게 된 것이죠. 예전에는 자동차가 계기판에 속도를 표시해주는 데 그쳤다면 요즘에는 AVN(Audio+Video+Navigation) 기능은 물론이고 부품 진단도 서비스해요. 이러한 이유로 자동차가 UX의 장으로 주목받는 것 같아요.


w.e.b. 웹, 모바일에서의 UX와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심규대 웹이나 모바일은 컨텍스트 자체가 사용자가 컨트롤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사용자가 주로 두 손을 쓰는 데 지장이 없거나 편안한 환경에서 쓰기 때문에 제약이 거의 없다고 봐요. 소프트웨어의 에러가 발생한다고 해도 사용자는 비교적 관대하게 처리해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문제가 용인되는 환경이죠.
반면 자동차는 문제가 발생하면 사용자가 ‘안전’에 위협을 받아요. 움직이는 동안 소프트웨어가 잘못되면 거기에 정신을 쏟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요. 시스템이 직관적이지 않아도 헤매다가 곤경에 처할 수 있고요. 이러한 이유로 자동차 UX는 안전에 중점을 두죠. 사용자가 안전하게 자동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오류를 방지하고 간단한 사용 절차를 마련해야 해요. 모바일, 웹과 비교하면 요구사항이 한두 개가 아니고 디자인 제약도 많죠.
인/아웃풋 요소도 모바일, 웹은 적은 편이에요.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으로 한정돼 있어 실제로 디자인할 부분이 적죠. 자동차는 스위치, 핸들, 페달 등으로 많고 사용자가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적지 않아 사용자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으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원하는 태스크를 수행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합니다.




< BMW 아이드라이브(iDrive): 컨트롤러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한다.
BMW 아이드라이브(iDrive): 컨트롤러로 조작하는 화면>


w.e.b.
안정성을 중시하면 규제도 까다로울 텐데요.

심규대
국내에서는 얼마 전 트럭 운전사가 DMB를 보다가 사이클 선수를 친 사고가 발생하면서 규제의 중요성이 대두했어요. 운전 중 주의를
기는 것을 시선 분산이라고 하는데요. 시선 분산에 대한 규제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강화하는 추세예요. 미국은 북미 고속도로 안전 규제국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몇 차례 발표하고 있고요. 최근 발표한 자료를 따르면 운전과 관련하지 않은 텍스트 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소프트웨어의 단순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홍콩은 사용자 시선을 끄는 애니메이션, 너무 많은 조작을 요구하는 부분을 금지하고요. 한국은 DMB를 운전 중에 볼 경우 벌점, 벌금 제재를 가하고 있어요.
앞서 말한 것처럼 자동차에서는 안전이 가장 중요해요. SNS 연동, 상점 추천 등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유용한 자동차 앱이 더러 나왔지만 규제란 장벽을 만나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규제는 점차 강화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음성인식 인터랙션이 주목받을 것 같아요.



w.e.b. 음성인식(Voice-control)을 언급하셨는데 차량에서 인터랙션 방식은 그 외에도 컨트롤러(Controller), 터치스크린(Touch-screen), 동작인식(Gesture-recognition) 등이 있습니다. 현재 어떤 인터랙션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나요.

심규대
컨트롤러와 터치스크린이 절반 비율로 쓰이고 있어요. 유럽차들은 컨트롤러 방식을 취하고 북미는 터치스크린 위주로 사용하고 있죠. 독일의 BMW, 벤츠는 전 차급에서 동일하게 컨트롤러를 사용해요. 북미 GM이나 포드는 터치스크린을 사용하고 별도의 컨트롤러나 버튼 의존도가 떨어져요. 이들은 음성인식을 조금 강화하긴 했어요. 그 외 브랜드는 혼용된 경우가 많아요. 일본 도요타는 주로 터치스크린을 취하는 데 렉서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컨트롤러를 쓰고 있죠.


w.e.b. 컨트롤러와 터치스크린을 자세하게 설명한다면요.

심규대
컨트롤러와 터치스크린은 각기 장단점이 명확해요. 주행 중에는 컨트롤러는 사용자가 시선을 앞에 두고 조정할 수 있어 좋고 컨트롤러는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죠. 그러나 정차했을 땐 컨트롤러는 A, B, C 철자를 하나씩 찾아서 입력하는 반면 터치스크린은 바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어 편해요. 사용자 성향도 컨텍스트에 반영되는데요. 유럽 사람들은 아직 수동 자동차를 많이 몰아서 조이스틱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그래서 컨트롤러를 선호하고 북미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터치 조작 스마트 기기 영향을 받아 터치 스크린을 좋아합니다.
또한, 컨트롤러는 어느 정도 학습이 숙달되는 시점인 러닝커브(Learning Cur ve)를 넘어서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익숙해지기까지는 어려울 수밖에 없고요. 터치스크린은 따로 학습이 필요 없어 편리하고 직관적인 인터랙션 방식이에요. 그러나 자주 쓰더라도 모든 화면을 외울 수는 없어 매번 봐야 하죠.


w.e.b. 애플의 시리(Siri)가 대화형으로 진화했듯 음성인식 기능이 많이 발전했는데요. 자동차의 컨텍스트에 적합한 인터랙션 방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심규대
음성인식은 손이나 시선을 떼지 않고 작동할 수 있어 장점이 많아요. 그러나 아직 기술 수준이 미흡하고 그것이 얼마나 발전할 지도 미지수예요. 대화형 음성인식을 사용한다고 해도 전체 컨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해 더욱 큰 사용자 불편을 가져올 수 있어요. 컨트롤러나 터치스크린으로 직접 입력하면 다음 차례로 넘어가는 내비게이션(경로)을 음성인식에서는 기대할 수 없죠. 시스템이 발전하기 전까진 당분간은 메인으로 사용하긴 힘들어요.



<메르세데츠벤츠 엠브레이스(mbrace)2: 페이스북을 탑재해 사용자 시선을 모았다.
메르세데츠벤츠 엠브레이스(mbrace)2: 데스크톱, 모바일 앱으로 차량을 컨트롤할 수 있다.>


w.e.b.
자동차는 교체 주기가 긴 편인데요. 그에 따른 다른 기기와의 차이점은요.

심규대
예전에는 자동차 교체 주기를 10년 정도로 봤지만 지금은 짧아져서 5~7년으로 봐요. 오랜 기간 사용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구형화될 수 있어 업데이트를 고민하고 있어요. 메모리 카드나 SD 카드를 꽂아서 운영된 방식을 OTA(Over The Air)란 핸드폰에서 자동으로 OS를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시행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제품을 일회성으로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것이죠. 만드는 상황에서는 5~10년 후 판매할 차이기 때문에 미래를 가늠하면서 만들어야 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제품 출시 후 구형이 돼 버릴 수 있거든요.


w.e.b.
결론적으로 자동차 UX는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심규대
자동차 UX는 자동차에서만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핵심적으로 가져가고 나머지 기능은 더 잘하는 기기와 연동해야 해요. 모든 스펙을 담은 올인원(All in One) 형태를 취하기보단 다른 기기에서 더욱 잘 작동하는 부분은 나눠 쓰는 게 좋죠. 사용자가 자동차에서 좋은 음악관리 서비스를 사용한다 한들 아이튠즈에서의 경험만 하겠어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강화하고 나머지 부분은 연동하는, 커다란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능 수가 적고 사용법이 간단해 사용자의 스트레스 없는 자동차 운전이 가능해야 해요. 사용설명서를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자신의 상식만으로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시선 분산의 위험도 줄고 사용자는 편리한 환경을 지속해서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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