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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WEB] - 독일 타이포그래피가 지닌 단순함의 절정
월간 웹[w.e.b.]  |  2010.02.11 19:40:23

독일 디자인의 특징을 꼽으라면 간결함과 편리성일 것이다. 그들의 디자인은 이웃나라 프랑스처럼 감각적이거나 이탈리아처럼 화려하지도, 뱅앤울룹슨 같은 북유럽권 디자인처럼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옆에 오래 두면 둘수록 더 마음이 끌리는 편안함이 있다. 극히 간결하나 모자람이 없고, 불필요하거나 거치적거리지도 않아 늘 곁에 있었던 느낌이라고나 할까. 시간이 흘러도 변할 것 같지도, 지겨워질 것 같지도 않은 안정감이 있다.


[ 판타지아란드 ]
쾰른에 위치한 독일 최대 규모의 놀이 동산. 신나고 즐거운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본 대학 도서관 부활절 안내]

부활절 휴가 기간동안 개장 시간을 안내글을 부활절 계란 모양으로 글씨를 배치

그런 독일식 디자인의 결정판이 아마 타이포그래피일 것이다. 한때 유리와 철근으로 반듯한 건물을 지어 올리는 독일식 건축이 한국에서도 크게 유행한 적이 있었다. 사실 그 건축을 완성하는 것은 건물 바탕에 소박한 서체로 새겨넣는 타이포그래피였다. 멋진 건축물을 지어 놓고도 곧 각종 간판들이 덕지덕지 외관을 가리는 한국에서야 실현하기 힘들겠지만, 입구 주변에 작지만 간단하게 그 건물의 명칭과 쓰임을 새겨넣는 것, 그래서 그 어떤 불필요한 부속물도 필요로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그 건축의 핵심이었다. 마치 화가가 그림 한쪽에 찍은 작은 낙관처럼 평범한 타이포그래피 현판은 그 건물의 존재와 가치를 완성하는 마침표였다. 평범한 빵집에서부터 멋진 미술관까지 그들의 간결한 마침표를 발견할 때는 복잡한 도시가 하나의 풍경화로 승화된다.
 


[베토벤 생가] 루트비히 반 베토벤의 앞글자 LVB를 멋지게 응용한 로고.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 본과 베토벤의 앞글자 B를 강조.




[마케 기념관] 아우구스트 마케 이름의 첫글자이자 그의 서명 AM을 사용.

한글도 샘물체 등을 비롯한 다양한 서체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알파벳 서체에 비하면 그 수가 태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외국인들 중에는 한글이 예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다. 특히 젊은 2,30대층이 호감을 표시하는데, 현대 미술작품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가끔 뜻을 모른 채 엉뚱한 글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외국인들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하고 한글을 메타포로 디자인 작업을 하는 이상봉 디자이너의 작품이 프랑스에서 큰 호평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우리 한글도 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다. 한자도 여러 이미지 상품으로 유럽에서도 많이 개발되어 팔리고는 있지만 아직은 연인의 사랑을 기원하는 ‘愛‘를 새긴 목걸이 따위를 파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한자는 현대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하는 데 반해 한글이 가지는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는 디자인 상으로도 주목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왜 회사의 로고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다들 영문으로만 표기하거나 한글이더라도 꼭 필용하다는 듯이 영문이 추가되는지 항상 궁금하다. 꼭 영문을 내세워야만 장사가 잘되고 세련되어 보이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우리만의, 우리의 다양하고 멋진 서체로 우리를 표현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2009 월간 웹
worldreport-written by 이상희 독일 본대학 아시아학 번역학 전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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